04.10 수원역 -> 부산역 -> 식당(낙곱새) -> 호천마을(드라마 쌈 마이웨이 촬영지) -> 숙소(해운대역) -> 해운대 -> 저녁(회) -> 더베이101 -> 숙소
04.11 조식 -> 송정 기차길 -> 바다 전망 카페 -> 점심(경성 주방) -> 이바구길 -> 국제시장 -> 부산타워 -> 저녁(석관동 떡볶이) -> 숙소
04.12 조식 -> 감천문화마을 -> 부산역
나와 고등학교 친구는 내 생일을 맞이해서 4월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간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수원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을 가서 제일 먼저 점심부터 먹었다. 부산 가면 다들 낙곱새를 먹어보라고 하시길래 낙곱새 식당으로 갔다. 그런데 분명 식당 앞에는 여러 TV 프로그램도 나왔다고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는데 먹고 나니 실망했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한 테이블에만 손님이 계셨다. 그래서 "아~ 이제 점심시간 시작이니까 슬슬 손님들이 몰려오시겠구나" 싶었는데 끝까지 손님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부산 사람들 입맛과 용인 사람들 입맛이 달라서 그런지 우리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먹었는데 별로였다. 그래서 몇 젓가락 뜨질 못했는데 부산사람들은 사리까지 시키시며 드시는걸 보고 놀랐다. 아마 이건 우리 입맛과 부산 입맛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 정말 배고팠는데 입맛에 맞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렇게 첫 끼를 해결하고 우리는 짐 풀기 전에 드라마 쌈 마이웨이 촬영지인 호천마을로 갔다. 음식점에서 호천마을까지 걸어가기 너무 멀었고 버스도 환승해야 하기에 우리는 택시를 타고 갔는데 길이 정말 꾸불꾸불했다. 부산 길이 운전하기 정말 어렵다는 소리는 자주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정말 힘들어 보였다. 운전면허는 있지만 이제 초보인 나는 절대 못 했을 것 같다. 부산 오기 전에 렌터카로 움직일까 했는데 렌터카 빌려서 내가 운전했다면 분명 사고 났을 것이다.
기사님께서 호천마을 입구에 내려주셨는데 드라마촬영지는 거의 꼭대기쯤에 있어서 계단을 무한정 올라갔다.
그런데 동네가 정말 예뻤다. 다양한 색으로 페인트칠한 집들이 모여 있어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길 가는 골목 골목에 예쁘게 벽화로 꾸며놔서 너무 좋았다.
드디어 드라마촬영지에 도착했으나 드라마에 나왔던 그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지나가던 어르신 말씀이 그 전주에 촬영했던 촬영지를 모두 허물었다고 하셨다. 일주일만 더 빨리 왔으면 예쁜 촬영장에서 사진 찍었을 텐데 못 찍어 아쉬웠지만, 호천마을 동네를 다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호천마을에서 놀고 우리는 해운대역 근처에 예약해놓은 숙소로 향했다.
짐 풀고 나오니 너무 어두워졌다. 그래도 부산에 온 만큼 바다는 보고 가야 한다 생각해서 늦었지만 해운대에 가서 바다 경치를 감상했다. 낮에 보는 바다도 좋지만, 저녁에 해운대에 가니 사람도 한산해서 더 즐기기 좋았다.
바다 구경 끝나고 바다 옆 횟집에 가서 회와 소주 마셨다. 우리가 고등학교 친구이지만 둘이 같이 술 마셔본 적은 처음이었다. 술은 거의 대학교 친구들하고만 마셔서 이 친구와 처음으로 술 마시니 또 새로웠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사진 스폿 더베이 101로 갔는데 정말 인스타에서 봤던 그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친구가 12시 땅! 되자마자 갑자기 자기가 만든 케이크를 주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정말 감동이었다. 부산 갈 때 "왜 이렇게 짐이 많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왔을 거란 생각은 못 했다. 나는 생일 맞아서 여행 같이 가자 한 것도 정말 고마웠는데 이렇게 축하까지 해줘서 정말 감동이었다. 새벽까지 계속 얘기하다가 정말 행복하게 잠들었다.
그렇게 둘째날이 되었고 우리는 숙소에서 제공해주는 조식을 꼬박꼬박 다 먹었다. 평소 아침 안 챙겨 먹지만 빈속에 여행하는 힘드니까 여행할 때만큼은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우리가 예약한 CANVAS 숙소는 건물이 두채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 1층에는 카페가 있었고 예약과 다른 방들, 부엌은 건너편 건물에 있다.
둘 째날 첫 번째 여행지는 송정 기찻길이다. 해운대 근처인데다 옛날 기찻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진 않아 산책로로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기찻길 시작되는 곳도 예쁘게 꾸며놓았다. 흔들 그네부터 시작해서 옛날 기차 앞부분만 전시해놓았다. 그리고는 쭉 기찻길 따라 걸어갈 수 있는데 커플들이 정말 많았다. 길도 예쁘고 조용해 커플들이 데이트하기 좋은 곳 같다.
기찻길을 따라 쭉 걸어가다가 바닷가 쪽으로 가서 좀만 걸어가다 보면 예쁜 루프탑 카페가 나온다. 루프탑은 자주 가봤지만 루프탑에 앉아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건 처음이었다. 서울 루프탑은 야경이 예쁜데 부산 루프탑은 바다를 볼 수 있으니 특별했다. 역시 광활한 바다를 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한참 바다 구경을 하고 다음 행선지인 이바구길을 가는 도중에 배고파서 경성 주방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요즘 트렌드와 맞게 비대면 주문이어서 편했다. 인터넷에서 찾지 않고 들어갔지만,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딱 인스타 게시물에 올리기 좋게 인테리어를 해놔서 깔끔하고 맛도 있어서 인스타 하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올 것 같았다.
그리고 바로 이바구길로 걸어갔다. 식당에서 이바구길까지 가는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부산은 어디를 가든 오르막길인 것 같다. 햇빛이 정말 세게 내리쬐었지만 10분 정도는 버틸 만 했다.
이바구길에서 옛날 교복을 빌려 입고 30분이었나? 빌려 입고 이바구길에서 놀았다. 어디를 가도 그림이라 어디서 사진 찍어도 다 예쁘게 나왔다. 옷 반납하고 돌아가는 길에 옛날 문방구가 있었는데 거기서 달고나도 팔고 쫀드기도 팔고 옛날 간식거리를 팔아서 너무 반가웠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옛날 사람 같지만, 요즘은 그런 간식거리 파는 문방구가 없어 아쉽다.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듯 놀 수 있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리고 우리는 국제시장에서 저녁을 때우고 부산 타워로 갔다.
부산 타워 올라가는 경사가 정말 힘들었다. 다 걸어서 다녀서 평소 운동 부족이었던 나는 다리가 터질 것 같았지만 타워에서 내려다본 부산을 보니 피로가 싹~ 사라지는 듯했다. 아직 남산 타워도 안 가봐서 그렇게 높은 곳에서 보는 야경이 얼마나 예쁜지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왜 애인과 함께 그런 곳에 가는지 알 것 같다. 남산 타워도 기대된다.
저녁을 먹었지만, 많이 걸었더니 금세 배가 꺼져서 또 시내에 가서 야식 겸 저녁으로 분식을 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둘째 날도 시간을 잘 쪼개서 알차게 여행한 것 같다. 가보고 싶은 곳은 대부분 갔다 와서 뿌듯하다. 이게 바로 뚜벅이 여행의 참맛인 듯하다. 비록 뚜벅이라 발이 많이 피곤했지만 렌터카 빌려서 여행했다면 뿌듯함을 덜 했을 것 같다. 친구 덕분에 정말 행복한 생일을 보냈다.
셋째 날, 둘 째날 너무 걸어서 그런지 발에 물집 생겨서 시간도 애매하고 해서 마지막 날은 여유롭게 한 곳만 여행 가기로 했다. 그래서 시간 맞춰 조식 먹고 숙소에서 좀 더 쉬다가 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인 감천문화마을로 갔다.
일부러 주말 피해서 평일에 놀러 갔는데 사람이 많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더러 보였다. 그래도 주말보다는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좋았지만 어린 왕자 동상 옆에서 사진을 못 찍은 것은 정말 아쉬웠다. 줄이 너무 길어서 사진 찍기를 포기했다. 대신 어린 왕자 동상 옆 매장에 들어가서 커피 마셨는데 주인분 말씀이 이 정도가 평일이라 사람이 정말 적은 거라는 얘기에 놀랐다. 주말에는 정말 이것보다 배로 많다는 소리 듣고 사진 찍기 위해 기다리시는 분들이 대단해 보였다.
그렇게 감천문화마을 이곳저곳 다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가 체크아 하고 부산역 가서 바로 집에 가려 했으나, 나와 친구가 기차표를 잘못 예약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5시 기차표를 예매했었는데 5시가 다 돼가도 전광판에 우리 열차 정보가 안 떠서 안내원께 여쭤봤더니 우리가 예매한 표가 새벽 5시표라는 걸 듣고 해탈했다.
어쩔 수 없이 그때 가장 빠른 7시 KTX를 재구매하고 저녁 11시 돼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예매할 때 꼼꼼하게 몇 번이고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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